FOOD/Bon appetit2011. 7. 11. 13:51

  뱅뱅사거리에서 1년이나 일했는데 왜 몰랐을까..
아무래도 회전초밥이라고 하면 큰 규모와 고급스런 인테리어를 떠올리게 마련이다.
그런 규모의 회전초밥집이 뱅뱅사거리에 있기도 하고..
그래서 였을까..왠지모를 세월이 느껴지는 이 가게가 눈에 선뜻 들어오진 않았다.


근처에서 일하는 친구의 소개로 다시 보게된 집.
저렴하지만 맛도 좋아 단골 손님들이 많다고 한다.


모든게 옛스러웠으나 메뉴판은 최신.
물가에 따라 오른 가격이지만 서초에선 저렴한 가격이라고 할 수 있다.
제일 비싼 연두접시가 3,000원. 모듬회는 20,000원.


테이블 윗쪽으로 컵과 간장접시들이 있다.
셋팅은 알아서 자유롭게.


새로운 손님이 오면 직접 서빙을 해주시는게 아니라
회전판에 샐러드와 장국을 올려주신다.
눈치있게 지나가는 아이들을 집어서 먹으면 된다.
(배고파서 사진도 안찍었네;;)


6시가 조금 안된 이른 시간이라서 가게엔 손님이 아무도 없었다.
회전 기계를 작동시키고 우리가 먹을만한 초밥으로 몇개 잡아주셨다.


오늘 제일 괜찮았던 광어초밥. 자연산이라고 많이 먹으라고 자꾸 내주셨다.
(작고 조용한 분위기 덕분에 개인요리사 쓰는 기분.)
식감때문인지 우럭을 즐기는 편인데 광어가 이렇게 입에서 살살 녹는건지 이날 또 처음 알았다.



우럭초밥.
역시 생선은 우럭!! 씹는 맛이 좋다.


광어 지느러미(엔가와) 초밥.
광어회 먹을 때 제일 먼저 손이 가는 지느러미.
지느러미가 꼬들하니 식감도 좋고 뭣보다 기름지고 고소함이 생선같지 않아서 좋다.
오늘은 자연산 광어가 그득하니 광어 지느러미 역시 풍년이다.


(급한마음에 간장에 들어간걸 구출한 초밥 한점;;)
제철맞은 숭어 초밥.
쫄깃탱글한 숭어는 5~6월에 먹음 돔보다 낫다는것.


사르르 녹는 연어초밥.


피조개 초밥.

바다의 향기가 짙게 난다. 꼬들꼬들 하네.


마지막은 장어 초밥.
간이 맞게 잘 구워졌다.

어심 초밥은 다른 곳보다 밥 양이 많고 찰지다.
그리고 밥을 미리 잡아놓기 때문에 좀 무겁다고 느낄수도 있을법하다.
일반 회전초밥집은 밥의 양을 아주 작게해서 회에 식감을 많이 살리는 편이라면
여긴 회의 신선도에 중점을 두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일반 회전초밥집에서 2피스 나오는 접시를 10개 이상 먹는 나인데
여기서는 3피스 짜리를 3명이서 한개씩 나눠먹었는데 9접시 먹으니 배가 너무 불렀다.


그러나 술배는 따로 있으니..
안주로 시킨 복지리.
강한 조미료맛이 나지않는 맑은 국물이 시원해서 소주 마시기엔 딱이다.



작은 복어들이 통째로 들어가 있다. 복의 양도 꽤나 많은 편인데 7,000원.
뚝배기가 1인분이라서 3명이서 2개 시켜서 나눠 먹었는데 좀 남기고 왔다.


좌식 테이블은 하나 뿐이고 자리도 그리 많지 않은 좁은 공간이지만
가격에 비해 좋은 퀄리티를 가진 사시미를 먹을 수 있다는 거는 큰 매력이다.
오랜 기간동안 일식을 해오신 주인아저씨의 내공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초밥이 너무 먹고 싶고, 배가 아주 고플 때, 주머니까지 가볍다. 그럴 때 꼭 찾아가면 좋을것 같다.
혼자 오는 사람도 많이 있으니 혼자라고 망설이지 않아도 된다.

Posted by inm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