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Southeast Asia2010. 7. 6. 02:58

태국을 여행하는 많은 여행자들이 트레킹을 하기 위해 치앙마이에 온다.
돈주고 하는 고생이라는 말에 150% 동감 했지만
실상 하고나니 하룻밤 같이 지낸 친구들과 정이 들어 다시 만나자는 약속도 하게 되고
고산족 문화를 체험 할 수 있어 아주 좋은 추억으로 남았다. 


나비&오키드 농장

아침 이른 시간 숙소로 픽업을 왔다.
이미 5명의 사람들이 타 있었고 여기저기 돌면서 다른 사람들을 태워 차는 나비&오키드 농장으로 향했다.


그리 크지 않은 공간에 나비와 오키드 농장이 함께 있었다.


요 문을 지나면 노랑 나비~ 흰 나비~ 춤을 추며 오너라~~


원숭이만 바나나 먹는 줄 알았더니 나비도 바나나를 먹고 사는가보다;;


많은 종류의 나비가 있지도 않고, 그렇다고 나비가 가득 찰 정도로 많은 양도 아닌
적당히 나비들이 있구나 싶은 농장;;


바로 옆에 오키드 농장.


오키드 나무에 자라는 꽃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뿌리를 훤히 드러내고도 키우기도 하는구나...


색색깔의 꽃들이 있었다.


근데 얘네 향기는 ....맡아 본적이..없는 듯


줄지어 재배되고 있는 오키드~


기념품 가게에 가면 진짜 나비로 만든 악세사리들을 판다.

그냥 가는 길에 농장이 있으니 들린다는 생각으로 기대없이 보면 좋을 듯한 그냥 그런 농장;;


롱넥마을

티비에서 보던 롱넥족들을 본다는 기대감 보다
그 들의 아픈 과거와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에 뭔가 숙연해지고 조심스러워지는 기분이 들었다.


마을은 작고 소박했다.
자신들을 구경하는 관광객이 익숙한 듯 아이들은 신경도 쓰지 않고 뛰어 다녔다.


수공예품을 팔아서 생계를 이어 나가고 있었다.
사달라고 애원하는 아이들의 눈빛을 잊을 수가 없다.


마치 박물관의 밀랍인형처럼 가만히 앉아 있는 아이.
사진을 찍어도 되겠냐는 말에 흔쾌히 오케이는 해줬지만 어딘가 모르게 불편해 보이는 표정이다.


환화게 웃으며 장식품을 사달라고 부탁하는 아이.
어린 아이가 처음 배운 영어가 이거였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너무 상품화 되어버린 마을에 마음이 아팠지만
그 들의 유일한 수입원이 관광객이란 사실은 변함없는 것이었다.


트레킹 시작

산 밑에서 준비해준 점심을 먹고 트레킹에 대한 대략의 얘기를 듣고 출발했다.
근데 왜 이렇게 산을 태웠는지 울창한 숲은 어디가고 없고 타다 만 나무들과 따가운 연기들이 반기고 있었다.
역시 산은 우리나라가 최고야!!!


완만한 코스의 산을 얼마나 걸었을까..큰 바위가 있는 길을 따라 내려가니 동굴이 나왔다.


동굴 안은 좁고 컴컴하여 후래시가 필요하다.
그리고 심장이 강한 사람이 앞장 스길!! 뭐 사실 박쥐 따위 없는 그냥 그런 동굴이지만;; ㅎㅎ


2시간 정도 산행을 했을까..
어느 작은 마을이 나왔고 드디어 쉬는 시간이 왔다.
고산족 전통 가옥에 들어가 다들 누워서 낮잠을 잤고 친절한 가이드 토니는 이럴 때 따뜻한 차를 마시는게 좋다며
차를 권해줬다. 1시간 정도 쉬고 다시 출발하였다.


가파른 산을 죽을 힘을 다해 올라갔다.
여긴 정상!! 여기 올라오면서 왜 돈주고 이 고생을 하는거야..ㅜㅠ 라며 후회 섞인 마음이 들었다.


우리가 쉬었던 마을이 작게 내려다 보였다.


그 뒤로 2시간을 쉬지 않고 걸었다.
초반엔 서로 여행얘기도 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으나 산이 험해지고 바위가 많아질 수록
말도 없어지고 땀만 흐르고 있었다.


고산족 마을 도착 (여기서 1박)


드디어 숙소인 고산족 마을 도착!!!
나 소리 지를 뻔 했어 ㅠㅜ
사실 여행하기 한 달 전 구두에서 떨어지는 사고로 발목을 심하게 다쳐서 병원을 다니고 있던 터라
산행이 가능 할까 했는데...역시나 내 발목은 고장이 났고 난 파스에 의존하며 힘겹게 트레킹을 했다.


대나무로 만든 구멍이 숭숭 난 샤워실(3개가 있지만 1명이 물을 틀면 2명은 쓸 수가 없다..ㅎㅎ)
물을 떠서 부어야 하는 태국 시골 화장실
구멍 난 모기장과 블랑켓만이 있는 전통가옥 숙소
모든 것이 열악하기만 했지만 산행으로 고생한 터라 모든 것이 좋았다.
샤워 할 수 있단 것만 해도 어디야!!
이렇게 여행을 하며 욕심을 버리는게지..암암...


이렇게 헤븐 일레븐도 있잖아~~
샤워 후 맥주는 역시 캬~~


토니가 저녁을 만드는 동안 마을 꼬맹이랑 놀았다.
카메라를 신기해 하는 이쁜 꼬맹이~


멀리서 기타 소리가 들렸다.
같이 트레킹하던 동현씨가 마침 기타 전공이라서 아저씨의 낡은 기타를 튜닝해주었다.
그 후로 아저씨는 한결 밝은 얼굴로 우리에게 노래 선물을 해주었다.
말은 통하지 않지만 서로 웃을 수 있다는게 큰 즐거움!!


저녁을 먹을 때 쯤엔 어둠이 내려 후레쉬로 비쳐서 먹어야 할 정도였다.
토니가 해준 요리 2개다 너무 맛있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고산족 마을에 어둠이 지고 모닥불이 피어졌다.
모닥불 주위로 함께 온 세계 각지의 친구들이 모여 앉았다.
토니의 제안으로 블랙 게임을 시작하였고, 벌칙으로 얼굴에 숯 검댕이 칠을 하며 즐겁게 놀았다.
맨정신엔 게임에 강한 내가 우승을 하였다!! ^-^/

어둠에 서로의 얼굴을 볼 순 없었지만 수 많은 별들 아래 많은 얘기들을 하며 보낸 즐거운 저녁이었다.


마을에 아침이 밝았고 잠자리가 불편해서 인지 다들 일찍 일어났다.


여유가 생긴 아침, 마을을 둘러보았다.
애완용으로 돼지와 닭을 키우기 때문에 농작물을 보호하기위해 보호대를 쳐놓았다.
진짜 돼지를 부르면 돼지가 오는 신기한 현상!!!


이 집이 우리가 묵었던 숙소이다.
고산족 전통 가옥. 지면의 열을 그대로 받지 않기 위해 바닥에서 떠있는 집.
아무래도 산짐승들의 침략을 막기 위해서도 일듯 하다.


다시 트레킹 시작


이튿 날은 쉬운 코스의 트레킹이다.
코끼리 타러 가는 곳까지 대략 1시간 정도 걸었다.


코끼리 타기


흙길이 끝나고 도로가 나오는 시점에 차량이 픽업와서 코끼리 트레킹을 하러 편하게 올 수 있었다.


대략 1시간 30분 정도 코끼리 등에 타서 산도 올라가고 강도 건너는 그런 코스이다.
중간에 코끼리 편의점에 들러 바나나를 사줬다.
왠지 안사주면 안되는 분위기;;자기가 알아서 바나나 사는 곳에 가서 안 움직이니 이거 원;;;


첨벙첨벙 강을 건널 때 코끼리가 코로 물을 뿜기도 한다. ㅎㅎ
옴마 무셔~~


코끼리 조련하는 아저씨 한테 나 좀 거기 타면 안되겠냐고 해서
직접 코끼리 머리에 타서 워워~~ 하며 운전;;해서 갔다.
코끼리 털은 수세미 처럼 강해서 타고 나니 허벅지에 새빨간 점들이 엄청 생겨버렸다..ㅜㅠ


뗏목 타기

첫째 날엔 그렇게 고생을 시키더니 둘째 날은 신선 노름을 시켜줬다.
하는 거 없이 가만히 앉아서 풍경을 감상하고 있으니 노래가 절로 났다.


산행으로 고단 했을 발을 시원한 물에 담궈 피로를 풀어 주었다.


한시간 가량 뗏목을 타고 물 흐르듯이 흘러간다.


바위밖에 없는 이 곳에 어찌 뿌리를 내리고 자랐을까...
자연의 힘은 경이롭다!!


폭포에서 수영하기

뗏목을 타고 난 뒤 차로 코끼리 탔던 곳으로 와서 점심을 먹었다.
2박 3일 코스로 온 친구들은 여기서 헤어지고 1박 2일 코스 친구들만 폭포로 향했다.


더운 날씨에 폭포를 보니 어찌나 반가운지..
외국 친구들은 오자마자 훌렁훌렁 벗고 비키니만 입고 뛰어 드는데
우리나라 사람들만이 옷 다입고 들어가서 놀았다. ㅎㅎ
그치만 폭포에서 미끄럼틀 타고, 다이빙 하고, 노는건 우리나라 사람들이 최고!!


레프팅

폭포에서 물싸움도 하고 수영도 하고 놀고 난 뒤, 레프팅까지 하면 모든 일정이 끝난다.
내가 갔을 땐 물이 많지 않아서 레프팅 하기에 힘든 상황이었지만...꾸역꾸역 했다.


4시쯤 1박 2일의 모든 일정이 끝났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든 가이드 토니와 언니, 동생들 연락처를 받아서 돌아왔다.
비록 몸은 힘들고, 짜여진 일정에 따라 움직인 것 뿐이지만 
산행의 성취감과 인내심, 그리고 어떤 힘든 상황이라도 즐길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산이 이쁘지 않고, 폭포가 크지 않다는 건 중요하지 않았다.
내 자신에 대해 알아가는 더 중요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Posted by inm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