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Exhibition2011. 5. 1. 23:52

봄 햇살이 따뜻하게 내리쬐던 주말, 왠지 이런날 집에 있음 억울할 것 같아
얼마전 포스팅한 강병인 개인전을 보러 가회동을 찾았다.
가회동은 갤러리도 많고 한옥마을, 종로 8경등 볼거리가 많아서 산책을 하기에도 사진을 찍기에도 좋다. 

전시소개 포스팅
2011/04/13 - [LIFE/Exhibition] - [전시] 2011 강병인의 캘리그래피전 '봄날 오후 글꽃 하나 피었네'


 
곧 다가올 석가탄신일로 길거리에 연등이 가득하다.
알록달록 봄과 어울리는 연등들이다.



안국역에서 나와 2번 마을 버스를 타고 사우디대사관에서 내려 경남빌라를 지나면 바로 이 입간판을 볼 수 있다.
가회갤러리카페.


오래된 기와집 옆으로 빨간 벽돌의 가회갤러리가 보인다.
가회갤러리는 옛스러운 계단과 한옥옆에 있어 가는 길조차 갤러리가 따로없었다.


계단을 오르니 한그루 벗꽃나무에 꽃이 잔뜩 펴 있었다.
주말에 내린 비와 바람으로 꽃은 많이 떨어졌지만 봄을 느낄 수 있는 벗꽃은 언제봐도 기분이 좋다.


전시안내 포스터가 안내를 해주었다.
뭐하나 모자람없는 완벽한 디자인의 포스터.
서체의 강약이 조화롭게 잘 이루어져 있었다.


단독주택같은 현대식 건물의 갤러에도 봄이 찾아와 문을 활짝 열어 봄기운을 맞고 있었다.
갤러리 겸 카페인 컨셉을 잘 살려 놓았다.
전시라는게 어렵기만 하고 조용하게 관람만 해야한다는 편견을 깨고 편안한게 다가왔다.


입구에 많은 화환들이 놓여져있었다.
눈에 띄는 대통령 화환까지.


입구에 놓여진 4인 테이블.
갤러리 안에 카페가 있는 곳이 요즘엔 많이 있긴 하지만 갤러리와 카페의 공간을 구분해놓는게 보통이다.
가회갤러리는 이렇게 중간중간 테이블도 놓여져있어 전시와 카페를 하나로 만들었다.
사실 전시보는데 방해가 될까해서 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게 아직은 좀 어색하긴 했지만..


입구에서 본 전체 모습.
들어가자마자 넓은 전시공간의 펼쳐졌다.
봄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회엔 봄과 꽃에대한 옛시와 강병인님이 직접 쓴 시도 있었다.


5조각을 낸 하나의 작품.
마치 봄꽃이 만개한 나무를 보는듯하다.
특히 봄날이란 서체가 자연의 모습을 하고 있는듯 하여 마음에 들었다.


작품을 걸어놓은 레이아웃도 참 마음에 들었다.
정리 정돈이 잘 되어 있는 방을 보는 느낌이랄까...


모든 서체가 내용에 맞게 아름답게 꾸며져 있었고
그렇다고 미적인 것만 추구하지 않고 모든 서체가 잘 읽히게 쓰여져 있었다.
특히 꽃이란 한글이 얼마나 이쁜 글자인지 몰랐었는데 다시 보게 되었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웃음꽃'
친구들끼리 어깨동무하며 걸어가는 듯한 모양이다.
정말 웃음꽃이 활짝 피었습니다.라는 말처럼 하하호호 웃으며 가는 여고생의 느낌이랄까..그런게 느껴졌다.


특이한 기법으로 봄과 꽃을 쓴 작품.


같은 봄과 꽃이란 글씨에도 다른 생명을 불어넣고
다른 기법과 다른 농담으로 각자의 의미를 내포한 서체들이 만들어졌다.


이 또한 정말 마음에 들었던 작품이다.
꽃을 피우고 봄을 느끼게 해주었다.


안쪽에 위치한 카페에는 음료와 간단한 디저트들을 팔고 있다.
그리고 작품의 판매와 도록 판매도 하고 있다.
강병인님의 작품은 판매도 가능하고 그 돈으로 기부도 하신다고 하니 좋은 뜻을 같이 해도 좋을것 같다.


봄과 꽃을 세트로 하여 같은 컨셉으로 쓰셨다.
오른쪽으로 갈 수록 상형문자의 초기형태를 보는듯 하였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서체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는듯 한 작품이 재미있었다.


꽃 두송이 피어있는 쌍기억의 표현과 마치 뿌리를 상징하는 듯한 ㅊ으로 꽃을 표현하였다.


화선지위에 붓을 올려놓고 쓴다고만 생각했는데 여러기법의 참신함이 돋보였다.


강병인님의 서체로 만든 등. 종이사이로 퍼져나오는 은은한 조명이 좋다.


한정판 도록. 30,000원.
지방분들을 위해 가회갤러리에서 배송도 해주고 있으니 신청하면 좋을것 같다.
www.unlimitedseoul.com/


입구를 등지고 있었던 정말 큰 작품.


김춘수의 시 '꽃'을 나무에 표현하였다.


나무를 깍아 색을 칠하였다.
나무의 따뜻함이 한글과도 잘 어울렸다. 이런 아이디어가 놀라울 따름이다.


봄이란 서체에서 꽃-줄기-뿌리가 느껴졌다.
강한 서체에서 겨울동안 움츠렸던 땅에 새생명이 불어넣어져 언땅을 뚫고 나오는 새싹의 힘참이 느껴졌다.


꽃이 핀 봄날에 봄과 꽃에 대한 전시를 보고 있자니 봄이 바로 옆으로 와 있는듯했다.


일요일 점심. 한가한 시간 덕분에 조용하고 여유롭게 전시를 관람 할 수 있었다.
조건도 좋았고 전시 내용도 너무 좋았다.


입구에 마련된 방명록에 한글자 남기고 왔다.
벽에 걸려있는 달력이 마음에 들었지만 달력은 판매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하지만 다른 작품들은 구입가능 하다고 한다.


야외로 나왔더니 바깥 창에도 작품이 있었다.
갤러리 전체를 넓게 쓰는 모습이 진정 갤러리다워 보였다.


야외에 넓은 테이블이 있어 모임장소로도 좋을것 같다.
봄 햇살을 받으며 전시도 관람하고 차도 한잔할 수 있는 공간이다.


자연과 하나된 작품.


벗꽃과 함께 오래된 한옥의 정겨움, 그리고 좋은 작품을 함께 볼 수 있는 가회갤러리.


봄날 오후 글꽃 하나 피었네.
봄꽃이 만개한 완연한 봄에 봄과 꽃을 주제로한 전시회를 보고 산책도 하면 아주 좋을 것 같다.




Posted by inmory
LIFE/Exhibition2010. 2. 1. 02:50

어둠속의 대화 홈페이지
http://www.dialogueinthedark.co.kr/


내가 드디어 이걸 보게 되다니!!!!
사실 보게 된다것도 어쩌면 아이러니한 표현일지 모르겠다.
아무것도 보이지않는 어둠속에서 무엇을 보고 오게 될지...



입구이다. 입구부터 설레임으로 가득했다.



한쪽 벽에 점자가 있다. 무슨 뜻인지 모르겠으나 유추만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전시가 끝나고 나와서 나눠주는 노트에 영어를 점자로 적어놨는데..그걸보니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한편엔 브랜드샵이있었다. 에코백이라던가 티셔츠 연필 등이 깔끔하게 진열되어있었다.



여긴 대기공간. 한쪽 벽면엔 미투데이에 올린 수많은 글들과 방명록 사진을 찍고 간 사람들의 흔적도 볼 수 있었다.
군더더기없이 깔끔한 공간이었다.



팜플렛을 보며 대기를 하였다.
15분 마다 8명이 한팀이 되어서 들어가게 된다. 먼저 옷과 가방을 락커에 넣고
야광이 염려되는 시계나 신발은 벗고 들어가야하는게 원칙이다.

그리고 입구에서 교육을 받게 된다. 곧 어둠을 맞이할 시간이다.
어둠속에서 서로에게 의지되는 사람을 놓고 오로지 혼자만의 시간으로 어둠을 즐겨야 제대로 즐길 수 있다고 하였다.
근데 그게 두려움 때문인지 잘 되지 않았다. 마지막이 다 되었을때야 마음을 놓았다.

8명이 한팀이고 같이 온 일행과 팀을 짜게 된다. 우린 유일한 솔로천국이었기에 팀명은 친구친구-;;
안내해주는 로드마스터님도 친구팀은 있어도 친구친구팀은 없었다며 웃으며 맞이해주었다.
분명 들어가기전에 교육을 같이 받았던 팀이었는데도 어둠속에 들어가자마자 얼굴을 잊어버렸다.
그리고 오로지 목소리로 사람을 판단하고 내 머릿속에 그 사람들을 그리게 되었다.
어둠속에서 나왔을 때 이런 모습이었었나?? 라고 흠칫 놀라게 되었다. 사실 겉모습이 중요한게 아닌것임을...

어둠속에선 오로지 손끝의 감각 청각 후각에만 의존하게 된다.. 지팡이로 장애물이 없는지 확인하며
한발 한발 로드마스터님의 목소리 안내로 우린 움직이게된다. 원더풀...
나무의 질감 꽃의 부드러움 잔디의 포근함 물의 차가움 바람의 시원함 구수한 오늘의차 ㅎㅎ
보이는 것에 의존을 많이 하였던 것을 새삼느꼈다. 남의 시선에 많이 신경을 썼다는 것도 느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는 더 크게 웃을 수 있었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내가 보고 싶어 하는것들을 모두다 보았다.
정말 인생 최고의 경험이었고 두 번 다시 이런 경험은 못 할것만 같다.

그리고 외국에서만 그럴줄 알았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시각장애인 로드마스터가 있다는 사실에
시각장애인 로드마스터님들의 감각에 놀라기도 했고 신기하기도 했다.
마치 보이는듯 했다. 남자친구분 어깨에 기대고 있는 여성분을 보이는 듯 얘기하였고
시장에서 미친듯이 물건 고르는 우리에게 친구친구팀은 밑에 있는 것 까지 다 만지신다고 뭐라고 했고
아유 아주 빨리 잘 가시네요라며 칭찬도 해주시고 4팀 8명이 말하는데 모든 사람들의 위치와 동선을 다 알고 있었다.
더듬더듬 거리지 않고 손을 바로 잡고 안내해줄때는 마치 적외선안경이라도 끼고 있는것만 같았다.

그리곤 카페에서 질문시간도 갖고 생일 맞으신 분 생파도 해드리고 막바지! 시간을 보내고있었다.
참 밝은 목소리를 가진 로드마스터님은 13살 때 부터 시력을 잃으셨다고 했다.
시력을 잃으면서 자연스레 다른 감각들이 발달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어깨에 고개를 기대고 있던 여성분의 목소리로 어깨에 기대로 있다고 느꼈다고도 한다.
보이지 않아도 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이란게 정말 있는것 같았다.

나오기 전 감사하다는 인사로 손을 흔들고 꼭 잡아 주셨다.
난 마치 함께해서 즐거웠습니다. 라는 느낌을 받았다.
작지만 나도 마음의 눈으로 그 분을 바라보게 되었다.
보이는 것 그 이상을 보고 왔다.

강추합니다.



전시를 마치고 뭔가 모를 기분때문에 한참을 떠나지 못하고 있었다.
이 기분을 방명록에 남기고 싶어서 놓여진 종이에 (저 종이 안쪽은 달력이다.. 접으면 탁상 달력이 된다)
'당신은 어둠속에서 무엇을 보셨나요?'란 질문에 답을 적었다.
그리고 카메라 앞에서 찰칵! 이건 어둠속의 대화 홈페이지 전시후기에 바로 올라가게 된다..
그걸 다운 받으면 되는거다~~ ㅎㅎㅎ
요로코롬!!!!!

Posted by inm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