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Bon appetit2011. 3. 17. 17:29

영동시장은 신논현쪽은 활기차고 논현쪽은 왠지 조용하기만 하다.
맛있는 집도 꽤 많은데 강남에 가까워 접근성이 좋아서 그런지 주로 신논현주위가 버글버글.
그래서 오늘은 논현역 주변의 맛집 뭉티기를 소개하려 한다.

안동 뭉티기 02-542-9085


뭉티기는 육회보다 더 큰 크기로 큼직큼직하게 뭉텅뭉텅 썰어 먹는다고 해서 뭉티기라고 불린다.
예상하시겠지만 뭉텅이를 안동 사투리로 뭉티기라고 한다.
안동에서 도축장을 직접 운영하고, 토종한우만을 그날 바로바로 택배로 서울에 붙이신다고 한다.
오후 늦은 시간이면 안동시라고 찍혀있는 스티로폼 박스가 문밖에 쌓여있는 걸 볼 수 있다.


시골엄마가 해준 무심한듯 시크한 소고기 무우국.
못하는 곳에 가면 괜히 기름만 둥둥 떠다녀 니글거리는데
여긴 정말 엄마가 해준 그 구수한 맛 그대로다.
갈 때 마다 먹고 또 리필해서 먹고 무한 반복!!


반찬으로 두부만큼 좋은게 또 있을까..
육회나 뭉티기에 쌩뚱 맞아 보이나 얘도 엄연히 밭에서 나는 괴기.


고기 섭취시 빠질 수 없는 양파!! 짜지않게 맛이 잘 들었다.


소박하게 담겨져있는 한입크기의 깍두기. 신김치는 잘 못먹는 편인데 맛이 적당하다.
소고기 무국이랑 같이 먹음 장터에 온 기분!!


심심하고 고소하게 잘 무쳐진 겉절이.


보다보니 경상도만의 특징이랄까?? 우리집에서 자주보는 반찬이랑 완전 똑같다.
(아. 참고로 여기 주인 아주머니는 울엄마랑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이다. 언니랑도..
첨에 완전 동문 모임 하는 줄 알았다고..)


드디어 나온 뭉티기!!
사실 매번 육회만 먹었고 이 날 역시 육회를 먹으러 간거였지만..
괜시리 한번 쯤 틀에서 벗어나고 싶다거나.. 일상이 지루해질때 일탈을 하듯이..;;;;
(사실 친구가 쏜다고해서 젤 비싼거!! 라고 해서였긴..하나... 너무 미화 시켰나;;)


암튼.. 큼직하게 막 썰어온 뭉티기가 눈 앞에 있다.
음..뭔가 고기가 큰것이 야만인이 된거 같기도 하고..왠지 모르게 선뜻 손도 안가고...
그런 포스를 풍기긴 하나..
찰져보이고..씹으면 씹을 수록 고소함이 배가 될것도 같고...
얜 맛난거야...맛난거!!! 주문을 걸어~~


뭉티기에 가면 아주머니가 아주 상세히 설명을 해주신다.
이 날도 고기가 접시에서 절~대 떨어지지 않아요~ 라고 퍼포먼스 한번 해주셨다.
냉동고기를 쓰지 않아 접시에 찰싹 붙어 있는 것!!
이 집의 프라이드라고 할 수 있겠다.


갖은 양념을 한 소스.
고추를 갈아 넣어서 매콤하고 참기름까지 더해져 고소한 냄새가 올라온다.


소스를 잘 섞어 고기를 폭~ 찍고보니 참기름으로 한면이 코딩이 되었다.
한 점 넣어보니 큼직한 크기의 고기가 한 입 가득찬다.
오물 조물 씹는데..응?! 기대이상의 생각도 못한 맛이었다.
입에서 사르르 녹아 없어졌다. 그리고 찰지고 탱탱하고 고소한 맛!!
아~~ 생고기 먹는 호랭이 왕부러워!!! 이건 안먹어 본 사람은 모르는 맛이다.


서비스로 나온 천엽, 간, 등골.
천엽은 안좋아하니까 패스~ 간은 다른 집 보다 우월하게 신선.
그리고 최고는 역시 엄마 등골빼먹는다는..그 등골!!
생크림 같이 부드럽고 고소한 등골. 어디서 왔는지 생각말고 그냥 음식이야 음식 먹자 먹어....
(지구상의 모든걸 다 먹을것 같지만 비위가 좀 약한 편이라..출처를 알게 되면 손도 못댄다)


어느 덧 해는 지고, 달도 질 무렵...
배가 고파진다. 그래 먹으면서 해장하자;;
그래서 시킨 육회 비빔밥!! 좋아하는 숙주와 미나리가 듬뿍 들어가있다.


밥 한공기 넣고 (아주머니가 이건 안이쁘다며 찍지 말랬는데;;)
난 세심하게 과정까지 찍는 여자니까!!


ㅎㅎㅎ 아주 역동적으로 비벼준다.
중요한건 비빔밥은 젓가락으로 비벼야 한다는 것!!
먹으려 하는 의지와 열정이 대단하다.


속주, 미나리, 파, 고사리, 당근 등의 야채가 들어가고 참기름으로 마무리 한 육회 비빔밥.
뭉티기의 육회는 보통 육회와 다르게 양념없이 파와 미나리만 올려져서 나온다.
육회 본연의 맛을 위해서. 비빔밥 역시 담백하다.
육회의 부드러움과 숙주의 아삭함이 잘 어울러져서 신기한 맛이 난다.
과하지 않은 양념과 깔끔한 야채만으로 이렇게 맛이 날 수 있는건 아마 신선한 육회가 큰 몫을 하지 않았나 싶다.

뭉티기는 육회로 서울에서 단연 최고란 말을 할 수 있을것 같다.
신선한 재료도 재료지만 항상 메뉴 개발을 하는 실험정신 강한 엄마같은 아주머니의 열정도 높게 산다.
구제역이니 뭐니 할 때 우리가 우리 농산물을 더 아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Posted by inm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