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Korea2011. 5. 31. 18:02


가회동 가회 갤러리에서 하는 강병인 캘리그래피전을 보고 난뒤 조금 걷기로 했다.
바람에 벗꽃이 흩날리는 길을 어찌 걷지 않을 수가 있을까..

강병인 캘리그래피전 포스팅 보기
2011/04/13 - [LIFE/Exhibition] - [전시] 2011 강병인의 캘리그래피전 '봄날 오후 글꽃 하나 피었네'



배용준과 최지우가 나온 드라마로 유명해진 중앙고등학에서 안국역 방향으로 가는 길이 바로 '계동길'이다.
중앙고등학교 앞에는 한류스타들의 엽서와 브로마이드를 파는 상점으로 북적이지만
그 상점만 지나면 옛스러운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동네길을 볼 수 있다.


서울의 한옥마을 계동.
향수를 자극하는 7~80년대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동네이다.


금속공예공방 '만듦새'

포인트로 넣은 노란색 덕분에 멀리서도 눈에 확 들어온다.

금속 공예 체험도 할 수 있고, 전문 강좌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빈티지 물건들을 팔고 대여도 하는 '빈티지 타임즈'

오래 된듯한 커피 포트가 자꾸 눈에 밟혔다.



계단밑에 기와를 쌓아올린 모양이 꼭 한옥의 담장같다.

갖갖은 소품들을 파는 가게들도 눈에 띄었다.



계동길에서 이젠 유명해진 파스타집.

작명 센스가 아주 돋보이는 집이다. '이태리 면사무소'

계동길과 아주 잘 어울리는 이름의 파스타집에 파스타는 어떤 맛일지 궁금하다.



삼거리에 위치한 '황금알식당'

문을 열면 이모나 고모쯤 되는 분이 반겨줄 것만 같은 반가운 고향집 같은 분위기이다.



계동길에서 5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중앙탕'

드라마에도 종종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역사있는 추억의 대중탕이다.

아직도 중앙탕에는 나무로 만든 열쇠고리, 양치용 소금, 빛바랜 그때 그시절 광고들이 있다고 한다.

이런 곳이 아직도 없어지지 않고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앞으로도 계속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계동커피'는 황금알식당과 중앙탕이 있는 삼거리에 위치해 있다.

블루계열의 빈티지한 인테리어와 핸드드립 카페라는 글귀에 많은 사람들이 창문너머로 구경을 하고 지나간다.



채널은 어찌나 돌렸는지.. 채널 다이얼이 빠진 옜 티비엔 커피 메뉴가 적혀 있었다.



옛날 영화에서 자주 봤던 빨간색 커피 보온병.

다방 언니들이 들고 다녔던 그게 틀림없다. ㅎㅎ



원래 이 곳은 '커피한잔'이라는 카페였으나 주인이 바뀌고 지금의 '계동커피'가 된것이다.

바뀐 주인장의 가죽 다이어리 만들기 워크샵 안내문구가 눈에 띈다.

커피한잔 가사는 어디로~~



복잡 아늑한 묘한 분위기의 내부.

모두 오래된 것들로만 이루어져 있어 계동길과도 너무 잘 어울린다.

(가끔 필터를 써서 찍는것도 재미나다.)



일본 여가수의 노래가 나즈막히 흐르는 가게 안에는 커피 냄새가 가득 풍겨 온다.



작은 공간에 제법 많은 조명들이 있었다.

선풍기를 닮은 조명.



옛날 커피숍에 썼을 법한 촌스러운 조명 갓.



대박은 여기에 있었다.

알록달록한 샹들리에가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다.

비록 샹들리에는 고장난 듯 보였으나 저 말도안되는 색감이 빈티지한 분위기를 한층 더 내주고 있었다.



벽에는 엘피들과 카세트테이프들이 쌓여져 있었다.

벽에 걸린 소품들을 보며 '어! 저거 우리집에도 있었던 건데!'라며 한동안 즐거웠었다.



이름도 용도도 모를 오래된 소품들이 많았다.

마치 박물관을 관람하듯 여기저기 가서 구경을 했다.



일본어로 된 타자기. 같이 생긴 소품.



큰 창으로 보이는 중앙탕.

여유롭게 사진을 찍을수 있어서 간만에 필터들을 써보았다.



페인트도 벗겨지고 콘크리트가 훤희 보이는 곳에 빼곡히 채워져 있는 낙서.

왼쪽 구석에 임혁필씨의 낙서도 보인다. 내가 매일 출근준비하며 보는 생방송 오늘에서 다녀갔다.



옛날에 좀 여유가 된다는 집에나 있었을 법한 자개 식탁.

군데군데 떨어져 나간 모습이 세월을 말해 주고 있었다. 밥그릇에 담겨 있던 설탕 마저.



모든 커피는 5,000원이다.

콰테말라와 만델링을 시켜본다.

사실 너무나도 아늑하여 몸이 푹 꺼지는 분위기에 취해 커피의 맛은 그닥 중요하지 않게 되버렸다.



가죽 공예를 하는 주인장님의 센스는 커피잔 받침에서도 볼 수 있다.

색다른 조합이다.



비록 이름은 바뀌고 사람도 바뀌고 커피맛도 바뀌었지만
커피 한 잔의 여유와 이 아늑함은 계동길의 세월과 함께 그대로 일것이다.

+)


내려오는 길 북촌문화센터는 문을 닫고 있었다.
아쉽게 들어가보진 못했지만 문 밖에 붙어 있는 강좌 포스터를 보니 유익한 강좌가 많아 보였다.
재료비는 별도라고 해도 저렴한 가격에 전통문화강좌를 받을 수 있다.


Posted by inmory